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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b.k. jeon
Subject   My stories in America: (16) 구멍가게 이야기

*****이 글은 저의 미국생활 이야기를 시리즈 수기형식으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구멍가게 이야기

    1975 년 말. 우리는 스프링필드 시의 변방 빈민촌에다 조그만 가게를 하나 얻고, 동양 식품 선물 가게를 오픈 했다. 가게 크기래야 겨우 스므평도 안 되는 허름한 곳에다 큰 꿈(?)을 가지고 시작한 우리들의 첫 사업!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우선 장소가 장사 할 곳이 못 되었다. 장사를 하려면 사람들 왕래가 빈번한 곳이고, 교통이 편리하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자리를 잡아야한다는 것이 상식인데,  그 자리는 교통의 요지도 아니었고 큰길가도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의 우리 눈에는 그 장소가 괜찮게 보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바로 안목과 경륜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던가 싶다. 사업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장소를 볼 줄 안다. 그러나 미국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우리가 장소를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었을 리 없었다. 장사에 경험이 있는 사람은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좋은 장소를 얻어 장사를 하려고 하겠지만 우리는 싼 곳만 찾아다니다가 싸기만 했지 장사에는 큰 전망이 없는 곳을 찾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 장소가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가게를 열었다. 몇 가지 동양 식품종류와 선물류를 갔다놓고 문을 열었으니 처음부터 장사가 될 리가 없었다. 가물에 콩 나듯 동양인 손님들이 오기는 했지만, 미국인들은 전연 오지를 않는 것이었다. 우리는 동양의 도자기나 그림, 그릇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미국손님이 전혀 오지 않는다면 큰일일수밖에 없었다. 몇 달을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던 나는 번화한 곳으로 장소를 옮기기로 결정을 하고 만다. 마침 오일 파동 여파로 극심한 불경기가 닥쳐, 많은 소매업체들이 문을 닿아서 여기저기 세를 얻을 만한 곳이 많이 나와 있었다. 나는 그 중에서 스프링필드에서 가장 차량통행이 많은 큰길가의 쇼핑센터 안에 있는 장소를 얻기로 했다. 세가 꽤 비싼 편이었으나, 모험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업에도 기동성이 있어야 한다던가! 빨리 기업환경에 적응하고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이렇게 가게를 오픈하고 옮기고 법석을 떠는 동안 스트리트 씨는 오며가며  잠시 들러 인사만 할 뿐 별말이 없었다. 자기가 보증을 서서 사업을 시작하게 했으면, 사업이 어떠냐 아니면 전망이 어떠냐 뭐 말이 있을 법도 한데, 그는 일상의 인사나 했지 전혀 말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는 내가 시행착오를 하든 실패를 하든 스스로 배워 나가기를 원했던 것 같다.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체 간섭이나 자기 의견을 제시하는 일이 없이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만을 눈여겨보는 눈치이었다. 무엇을 하든 자기의 최선을 다하면, 젊으니까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그 실패를 통해서 더욱 현명해지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는 나를 대했던 것 같다.
   가게는 전에 있던 장소보다 낳은 곳이어서인지, 차츰 자리가 잡혀가기 시작하였다. 미국 사람들이 하나 둘 들락거리기 시작하더니, 식품이나 차(茶) 종류 선물류를 사가는 사람이 늘기 시작하고 연말쯤 되자 크리스마스선물로 동양선물류가 제법 팔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 돈을 버는 단계는 아니었다. 우리는 비록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을 하였다. 이제 막 시작을 한 것일 뿐, 이제 긴 여정의 출발점을 막 출발한 것일 뿐..... 갈 길은 멀고멀었다. 다만 어떻게 해서든지 거기서 미국생활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피곤한 줄도 모르고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사업에 성공하려면, 때를 잘 타야 한다는 말이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사람은 누구나 일생동안 세 번의 기회를 타고난다는 말을 하곤 한다. 당시 나는 이 말의 참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 아마도 내 인생의 첫 번째의 기회를 막 맞이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마침 1975년 월남이 패망하면서 수십만의 월남 난민들이 미국으로 밀려왔는데, 그 중의 일부가 내가 살던 스프링필드 시에서 100 마일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알칸사 주의 포트 채피 공군비행장에 임시수용 되었다가, 정착할 곳을 찾아 미 전역으로 흩어진 일이 있었다.  지역적으로 가까워서이었을까? 어느 날, 한꺼번에 천여명의 월남피난민이 스프링필드에 밀어 닥쳤다. 오랜 수용소 생활에 자기들 고유의 음식을 먹지 못했던 이들은 우리 가게로 몰려와 닥치는 대로 식품을 사가는 것이었다. 나는 이 반짝 경기에 덕을 톡톡히 본 셈이었다. 한동안, 주말이 되면 우리 가게는 월남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댔다. 그들이 필요한 모든 식품을 고루 갖추고 있지는 않았어도,  그들에게는 자기들이 먹고 싶어했던 식품을  어느 정도 구할 수 있다는 것에 환호했고 고마워했다. 이 당시 나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덕분에 월남어를 서투르지만 조금 알고 있었고, 그들의 식생활이나 생활풍습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이 약간의 월남어 실력이 그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보잘것없는 월남문화에 대한 이해가 장사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는 이때 월남에 1년 반이나 있으면서도, 체계적으로 월남어를 배워두지 않은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충분히 월남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되었는데도, 언제 내가 다시 월남어를 쓰겠는가하고 그 기회를 지나쳐 버린 것이었다. 사람은 아무도 내일 일을 알지 못한다. 또 현재의 주어진 여건이 미래와 어떤 형태로 연결되어 있는가를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무엇이든 배울 기회가 있으면 그때그때 배워두라고 권하고 싶다.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 해도, 무엇이든 배워두면 자기의 기술이 되고 실력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하나라도 더 할 수 있고, 하나라도 더 알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유익하게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때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기회가 되면 하나라도 더 배우고  한가지 기술이라도 더 익혀두라고 권하고 싶다.
   월남 피난민 덕에 가게의 재정적인 숨통이 틔고, 스트리트 씨에게 진 빗을 갚게 되자 우리는 우선 허름한 집부터 하나 마련하였다. 2만 8천불 대금중, 겨우 5천불만을 지불하고, 전 주인에게 매달 일정금액을 지불해 나가는 소위 오너스 화이낸스(Owners Finance)를 통하여 우리는 미국에서의 첫 집을 마련하였다. 그것이 1976년 말 이었으니 우리는 미국 온지 3년반 만에 내 집을 마련한 셈이었다. 비록 방 세칸에 거실, 주방, 빨래방이 딸려있고 차고가 있는 작은 집이었지만, 앞 뒤 뜰이 넓은 아담한 집이어서 우리는 가구하나도 없이 이사부터 먼저하고 보았다. 첫애 나무가 얼마나 극성이었던지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 미국사람들과도 문제가 많았던 터에, 비록 작은 집이긴 해도 내집이라고 이사를 하여 들어간 첫날밤의 기분이라니....나는 나무를 어깨에 태우고는 껑충껑충 집안을 뛰어다니다 바닥에 뒹굴며 이렇게 소리를 질러댔다.
  " 나무야! 미국 친구들은 곧잘 가정을 성( )이라고 한단다. 그래! 이게 우리의 성이다! 나의 성이다! 너의 성이다! 나는 성주이고, 너는 이 성의 왕자다. 와 하하하! 알았어! 나무야!"
   " 오케이!" 돌 지난 지 얼마 안된 나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며 조그맣게 한 대답이었다.


Judi :: iOvMLchIuHyzHBq  [2018/05/12]
Judix :: ExOpbdLzE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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