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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b.k. jeon
Subject   이제 뻐꾸기는 울지 않는다.
이제 뻐꾸기는 울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가끔 뻐꾸기를 만날 수 있었다.
가끔 고향 꿈을 꿀 때마다 그 새는
먼 메아리처럼 꿈의 저편에서 울고 있었다.

어릴 적엔, 옛 친구처럼 해마다 찾아오던  새,
가끔은 암회색 제 모습을 살짝 보여 주긴 하였지만,
우린 늘 뻐꾹 뻐꾹 화답하면서 서로를 확인하였다.

해가 지며, 집집마다 유월 더운 날'
저녁연기 나지막이 초가지붕 위에 드리울 때
뻐꾸기는 늘 숙명을 알려주듯 구슬피 울어댔다.

즐거운 일 거의 없던 그 시절
사람들은 뻐꾸기 울음소리처럼 왠지 서러운
서러운 농투성이 길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었고,
자연스레 뻐꾸기는 내게 슬픈 새로 자리를 잡았다.
내 의식의 슬픈 부분에 살아 있던 새!
나중엔 긴 외국생활의 설움과 향수에 둥지를 함께 튼 새!

죽도록 새 소리가 듣고 싶었다, 고향에 갈 때마다...
몇 번인가! 음력 6월 무더운 날!  뻐꾸기는 울지를 않았다.
뻐꾹! 뻐꾹!  내 의식 속의 뻐꾸기는 그를 찾고 있었지만...

뻐꾸기는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새이었을까.
폐가뿐인 그 농촌에서 제 노래에 눈물 흘릴
노인들의 시린 속내를 휘젓기가 싫어서이었을까.

빈집 위를 해마다 배회했다던 그 새는 이제 오지를 않고
내 고향엔 뻐꾹 뻐꾹, 뻐꾸기가 울지 않는다.
내 의식 깊은 곳의 뻐꾸기도 울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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